만년필과 잉크의 궁합만년필과 잉크의 궁합

Posted at 2015. 3. 24. 21:04 | Posted in 이게바로 문어발/사각사각 필기구


'NEMOSINE' 라는 브랜드가 있습니다. 닙의 나비문양이 굉장히 예쁜 만년필입니다.

므네모시네에서 유래하여 '네모시네'라고들 부르시는 것 같습니다만,

저는 그냥 입에 붙는 대로 '네모지네'라고 부릅니다. ㅋㅋㅋ


위 사진은 네모지네의 데몬 EF인데, 이놈이 흐름이 진짜 박합니다.

처음에 아무것도 모르고 리큐차를 넣었다가 아예 나오지 않아서 당황했고,

그 뒤로도 이런저런 잉크를 넣었다가 성질만 버리게 만들었던 놈이기도 하죠.


얼마전에 오랜만에 유우야케를 넣어봤습니다.

그동안 넣은 잉크 중에서는 그래도 흐름이 좋은 편이었습니다만, 그래도 박한건 여전하더라구요.

이걸 다 써 말어 하고 고민하다가, '아트라멘티스 잉크는 어떤가'하는 ㅇ님의 조언에 팟 하고 떠올라

결국 세척하고 아트라멘티스의 안티크 핑크 잉크를 넣었습니다.


결과는 대만족!


사실 아트라멘티스 잉크가 엄청 묽으면서 흐름이 좋은 편입니다.

에르고그립에 넣어도 번지고 뒷면에 좀 배어나올 정도거든요.

그런데 네모지네 EF에 넣었더니 흐름도 일반 에르고그립 수준이고 뒷면에 배어나오지도 않습니다.

다만 필기감이 썩 훌륭한 편은 아닙니다.

보통은 펜이 잉크를 윤활유삼아 굴러가는데

아트라멘티스를 넣었음에도 펜촉이 그대로 느껴진다고 해야 할까요.

그래도 아예 못 쓸 정도는 아니고, 과흐름인 아트라멘티스 잉크를 적당히 잡아준다는데 만족하기로 했습니다.


이게 바로 펜과 잉크의 궁합이라는 거겠죠.

아트라멘티스 잉크 꽤 여럿 있는데 드디어 쓸만한 펜을 찾은 것 같아 좋으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