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중2병 스토리, "secret'본격 중2병 스토리, "secret'

Posted at 2009. 2. 27. 13:02 | Posted in 아름다운 아들들/가족(家族)


".........여기서 뭘 하는 거냐?"
"이야아..... 안녕하세요........"
"누구한테 얻어터지고 여기서 널브러져 있는거야."
"누굴까요... 아하하하...."


평소와는 다르게 흐트러진 모습, 힘없이 늘어져 있는 사지.
에너지가 넘쳐서 주체를 못하고 펑펑 사고를 치고다니면서도 언제나 팔팔하던 녀석의 모습이 아니었다.
문득, 궁금해졌다.


"그러고보니 네녀석... 언제나 오른쪽 얼굴을 가리고 다녔지."
"에... 뭐...."
"머리, 올려봐."
"네?"
"머리, 올려보라고. 얼굴 좀 보게."
"아니 갑자기 그건 왜요...."


퍽!


"하라면 하지 말이 많아."
"아우우우.......... 좀 봐 주세요..... 저 진짜 지금은 손가락 하나도 까딱할 힘이 없다고요오.........."
"귀찮게 하는군."


늘 힘이 넘치는 이녀석이 이렇게까지 퍼져 있는 건 좀처럼 볼 수 없는 일이다.
아마도 이번에 놓치고 나면, 두 번 다시 볼 수 없을지도 모르지.
그런 생각이 들자마자 서슴없이 무릎을 굽히고 녀석의 앞에 꿇어 앉았다.
언제나 가늘게 뜨고 있던 녀석이 눈을 화등잔만하게 떴다.
지긋이 노려봐 주자 얼른 내려깐다. 맘에 안들어.
왼손을 들어 녀석의 앞머리를 들어올렸다.
생각외로 상처 따윈 없었다.
그 대신 하얀, 다른 색은 일체 없이 그저 하얗기만 한 녀석의 눈이 드러났다.
왼쪽과는 달리 새하얀 홍채. 마치 의안같은 녀석의 백안.
과연, 이래서 가리고 다녔던 건가.


"저어기이...... 별로 보기 좋지 않으실텐데 그만 내려주시면.... 아하하하....."


우물쭈물하는 녀석이 왠지 신기해보였다.
그냥 봐서는 그로테스크할 뿐인 백안. 이때까지 아무에게도 노출된 적이 없는 녀석의 비밀.
왠지 흐뭇해졌다.


"가리고 다녀."
"거봐요... 보기 안좋을 거라고 했잖아요."
"그 누구도 보게 하지마. 알고 있는 건 나 혼자로 충분하다."
"에?"
"너의 백안은, 나만이 볼 수 있는 거다. 알겠어?"
"에...... 뭐........... 명하신다면."


의아해하면서도 순순히 대답하는 녀석의 모습에 괜히 기분이 좋아졌다.
평소처럼 오로지 내 앞에서만 순한 양이 되는 녀석이 새삼 사랑스러워졌다.
그래, 남들에게 보여줄 필요는 없어.
녀석의 이런 모습은 오로지 나만 알고 있으면 돼.


Volks Lucas Sweet Dream custom, 경준(鏡晙)
Volks 3rd Tohya, 동준(冬晙)

-------------------------
사진을 찍으면서 즉흥적으로 떠오른 스토리.
실제 거울이가 저런 성격은 아니지 말입니다 ^^;;

//